지난 1편에서 알랑 고아가 부르칸칼둔 산으로 이주해 도본 메르겐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 알랑 고아는 아들 둘을 낳았죠. 도본 메르겐의 형 도와 소코르는 4명의 아들이 있었고요. 그러다가 도와 소코르가 죽죠. 

그러자 도와 소코르의 아들들이 도본 메르겐을 친족으로 대하지 않고 멸시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더르벤 씨족을 이룹니다. 새 살림을 차린 것이죠.

그 후 어느 날 도본 메르겐이 사냥하러 산에 올라갔습니다. 숲속에서 이리 저리 동물을 찾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세 살 난 사슴을 죽여 갈비를 굽고 있었습니다. 군침이 돌잖아요? 어디 사람이냐고 말을 걸며 고기를 조금 달라고 하죠. 그러자 그 사람이 자신은 오리양카이 씨족이라며 폐 부위와 가죽을 벗겨서 자기가 가지고, 나머지 고기를 전부 도본 메르겐에게 줍니다.

도본 메르겐이 횡재했죠. 고기를 말 잔등에 싣고 룰루랄라~ 기분 좋게 돌아오는데, 도중에 궁핍한 모습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던 사람을 만납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가고 있었죠. 여기서 걸어간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시겠지만 드넓은 초원에서 말이나 소달구지를 타지 않고 어린아이와 함께 걸어간 다는 것은 매우 딱한 처지라는 것이죠.

그가 도본 메르겐을 보더니 사정을 하죠. “보시다시피 저는 매우 가난합니다. 그 고기를 주십시오. 아들을 주겠소.” 말하자면 아들을 팔겠다는 것인데, 사람이 귀한 초원에서 도본 메르겐이 마다 할 이유가 없죠. 고기 반을 잘라주고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 잡일을 거들게 합니다.

그러다가 도본 메르겐이 알랑 고아를 남겨 놓고 죽죠. 여자 혼자 거친 초원에서 두 아들을 키워야 하니까 얼마나 고생이 많겠습니까? 묘하게도 칭기즈칸의 어린 시절과 비슷하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알랑 고아가 아들을 낳은 것입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잇따라 셋이었습니다.

도본 메르겐에게서 태어났던 아들 둘은 당황스럽잖아요? 어머니 뒤에서 서로 속삭입니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형이나 동생, 다른 친척도 없는데 애들을 낳았다. 집안에는 길에서 주워 온 녀석 밖에 없지 않냐? 틀림없이 그 녀석의 아들일 것이다.”

알랑 고아가 두 아들의 뒷담화를 왜 모르겠습니까? 자칫 가정파탄으로 이어질 일인데, 알랑 고아의 대처가 비범합니다. 여러분도 한두 번 들어봤을 유명한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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