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대 조선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습니다. 내부모순이 폭발 직전이었고, 일본과 청, 러시아가 입맛을 다시며 조선을 노리고 있었죠.

만약 이때 조선의 선비와 일본의 사무라이가 만나 심야토론을 벌였다면 어떤 얘기가 오갔을까요? 1893년 4월 봄에, 황해도 서흥에서 실제로 그런 토론 배틀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방송사의 심야토론은 아닙니다만, 양측이 여관에서 우연히 만나 한 방에서 밤 1시가 넘도록 사회자 없이 맞장 토론을 한 것이죠.

물론 이들이 그때 두 나라의 대표성을 갖는 것은 아니죠. 승부를 따질 수도 없겠고요.

그러나 개화기 양국의 중추를 이뤘던 사람들이니까, 당시 조선과 일본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을 이해하는 데는 더 없이 생생한 자료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각도에서 보시기 바랍니다.